아태지역 증시는 미 국채금리 하락 이후 전반적 상승
4조 달러(약 5천400조 원) 규모의 홍콩 주식 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오랜 기간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신문에 따르면 홍콩 증시의 거래량은 지난 3년 동안 급감했다. 투자자들이 홍콩 거래소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것에 관심이 줄고 있다는 의미다. 거래량이 줄자 안 그래도 거래가 거의 없는 일부 기업의 주가는 널뛰기를 했다.
이는 또 홍콩 증시의 약점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꺼리게 됐다.
홍콩 증권거래소 운영자는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글로벌 경제가 취약하며, 시장 심리가 약화한 점"이 거래 감소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지적한다.
해외의 많은 투자자가 지정학적 이유와 기타 요인으로 인해 중국 주식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줄였는데, 이는 중국 본토의 엄격하게 통제되는 거래소보다 자금 이동이 자유로운 홍콩 증시에 훨씬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홍콩 거래소의 총 시가총액은 2021년 중반 정점 대비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절대 금액으로 2조 달러 이상이 사라진 것이다. 홍콩 증시 시가총액에서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3 이상이다.
현재 홍콩 주식 거래량의 약 3분의 1은 중국 본토의 트레이더와 기관이 링크를 통해 거래하는 것이며, 이 비중은 몇 년 사이 훨씬 커졌다.
지난 18년간 홍콩 증시에서 거래한 에토스 투자운용 설립자 제임스 플레처는 "외국인 거래가 많이 줄었다"면서 최근 몇 달 동안 홍콩 거래소에서 주식을 파는 것이 더 어려워졌으며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매도자와 매수자와의 호가 차이도 커졌으며 지난 6월 열린 중국 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한 미국 투자자 수도 이전 행사에 비해 훨씬 적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 큰 베팅을 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항셍 지수는 여름 동안 약세를 보였으며 4일에는 연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이 지수는 올해 13% 하락, 4년째 하락세다.
홍콩 정부도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개선방안에는 중국 본토의 증권거래세 인하 후 홍콩의 거래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점도 포함된다.
거래소 대변인은 "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 홍콩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홍콩의 주식 거래세는 0.13%다.
한편 미국의 고용시장 둔화를 담은 보고서 발표 이후 미 국채금리가 16년 만의 최고치에서 하락하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 225지수가 0.53% 상승했고, 토픽스 지수는 0.67% 올랐다.
한국의 코스피는 0.78%, 코스닥은 1.41% 상승했는데, 이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하고 로이터 전망치 3.4%도 웃돈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호주에서는 S&P/ASX200지수가 0.19% 상승했다. 홍콩 항셍 지수는 장 초반 보합세였으며, 항셍 테크 지수는 상승 중이다.
중국 시장은 일주일간의 연휴로 휴장 중이다.
[연합뉴스 제공]
